룸톤 Roomtone TIL 19
사전에 없는 말 하나가 곡 100개를 감췄다
둘러보기에서 분위기와 장르를 고르면 결과가 한두 곡뿐인 조합이 있었다. 곡이 모자란 줄 알고 세어 보다가 다른 걸 찾았다. 승인한 744곡 중 100곡에 장르가 아예 안 붙어 있었다.
전부 솔로 피아노 계열이었다. 프롬프트에 「인상주의」·「드뷔시풍」·「호텔 로비 그랜드 피아노」 같은 말이 적혀 있는데, 프롬프트에서 장르를 뽑는 사전에는 클래식으로 걸리는 말이 세 개(클래식·오케스트라·실내악)뿐이었다. 그래서 아무 데도 안 걸렸다.
앞선 TIL 8에서도 사전이 좁으면 걸릴 곡을 놓친다고 적었다. 그때는 「활기」에 단어를 더 넣자 놓치던 곡이 걸린 이야기였다. 이번에 하나 더 배운 건 빠진 결과가 「덜 걸린다」가 아니라 「한 축에서 아예 안 보인다」였다는 것이다. 그 100곡은 분위기와 편성은 붙어 있어서 다른 화면에서는 정상으로 보였다. 장르로 찾을 때만 존재하지 않았다.
빈칸은 화면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무언가를 자동으로 채우는 자리에서는 「무엇이 잘못 붙었나」만 보지 말고 「아무것도 안 붙은 게 몇 개인가」를 따로 세어 봐야 한다. 그 수가 0이 아니면 그것들은 어느 화면에서는 없는 것이다.
라운지라는 칸을 새로 만들까 했다
이 100곡을 어느 장르로 볼지 정해야 했다. 51곡이 「호텔 로비 그랜드 피아노」였으니 「라운지」 칸을 만들면 깔끔해 보였다.
만들지 않기로 했다. 라운지는 어디에 트느냐지 무슨 음악이냐가 아니다. 룸톤에는 업종 축이 따로 있어서 호텔·라운지는 거기서 다룬다. 장르 축에 용도를 섞으면 나중에 같은 곡을 두 축에서 두 번 고르게 되고, 「라운지에서 트는 재즈」는 어디에 들어가야 하는지 답이 없어진다.
그래서 그 51곡은 뉴에이지로 넣었다. 컨템포러리 솔로 피아노가 보통 그 칸이다. 사전에 말을 넣을 때도 「호텔 로비」는 빼고 편성 말인 「솔로 그랜드 피아노」로 잡게 했다. 용도 말을 사전에 넣으면 재즈 편성의 호텔 로비 곡까지 뉴에이지로 끌려간다.
분류 칸을 새로 만들기 전에 그 이름이 대상의 성격인지 쓰임인지를 먼저 가린다. 쓰임이면 다른 축에 이미 자리가 있을 확률이 높다.
칸 하나를 늘렸더니 얇은 조합이 다섯 개 늘었다
같은 자리에서 한 곡짜리 묶음도 있었다. 파리 카페 뮈제트 왈츠 한 곡이다. 월드라는 칸이 있으면 거기, 없으면 클래식으로 하기로 했는데 없는 칸이 새로 만들어졌다.
조합을 세 보니 한 자리 조합이 10개에서 15개로 늘어 있었다. 늘어난 다섯 개가 전부 그 한 곡이 만든 것이었다. 그 곡이 분위기를 다섯 개 갖고 있으니, 그 곡만 있는 장르는 분위기와 만나는 자리마다 1곡짜리 조합이 된다. 얇은 조합을 줄이려고 시작한 일이 얇은 조합을 늘린 셈이다.
되돌리고 그 곡을 클래식에 넣자 12개로 돌아왔다.
고르는 칸이 하나 늘어나는 비용은 그 칸 하나가 아니다. 다른 축과 곱해진 만큼이다. 축이 둘이면 칸 하나가 조합 여러 개가 되고, 그 조합에 든 것이 한두 개면 고른 사람에게는 빈 화면으로 보인다. 칸을 만들 때 「이 칸에 몇 개가 들어가나」와 함께 「이 칸이 다른 축과 만나 몇 개의 조합이 되나」를 센다.
공백은 메웠는데 문제는 그대로였다
100곡에 장르를 붙이고 다시 셌다. 장르 없는 곡은 0이 됐고, 고를 수 있는 조합은 83개에서 89개로 늘었다. 그런데 처음에 고치려던 것, 결과가 한 자리인 조합은 10개에서 12개로 줄지 않았다.
남은 열 개는 앰비언트(34곡)와 보사노바의 비주류 분위기, 클래식 주변 분위기였다. 곡 수 자체가 적은 자리다. 분류를 고쳐도 없는 곡이 생기지는 않는다.
여기서 남는 건 「헛일이었다」가 아니다. 두 문제가 한 증상으로 보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나는 분류의 공백이고 하나는 재고의 부족이다. 증상(얇은 조합)을 보고 시작했더니 먼저 해결된 건 눈에 안 보이던 쪽이었고, 원래 눈에 보였던 쪽은 곡을 더 만들어야 한다.
무언가를 고치기 전에 「이 증상이 원인 하나에서 나온 게 맞나」를 묻는 편이 낫다. 아니면 고치고 나서 숫자가 안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실패로 오해한다.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을 묻고 있었다
다른 이야기 하나. 곡을 반입하는 도구가 곡마다 「이 곡에 목소리가 있나」를 물었다. 앞선 TIL 17에서 자동 검사를 끄고 사람이 고르게 바꾼 자리다. 자동 검사가 일부 악기를 목소리로 착각했으니 사람이 낫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그 질문 자체가 필요 없었다. 가사가 들리는 곡은 곡을 고르는 단계에서 애초에 받지 않는다. 그러니 반입되는 곡은 전부 가사가 없다. 늘 같은 답이 나오는 질문을 곡마다 묻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물음을 지웠다. 자동 검사를 끈 것이 한 걸음이었고, 사람에게 묻는 것까지 뺀 것이 그다음 걸음이었다.
자동화를 손볼 때 「기계가 할지 사람이 할지」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 앞에 물음이 하나 더 있다. 이 판단이 애초에 필요한가. 들어오는 것이 한 가지뿐이면 그걸 가르는 일은 기계가 해도 사람이 해도 낭비다.
요약
- 자동 분류를 볼 때 「잘못 붙은 것」만 보지 말고 「아무것도 안 붙은 것」을 따로 센다. 그것들은 어느 화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 분류 칸을 만들기 전에 그 이름이 대상의 성격인지 쓰임인지 가린다. 쓰임이면 다른 축에 자리가 있다.
- 칸 하나를 늘리는 비용은 다른 축과 곱해진 만큼이다. 한 개짜리 칸은 만들지 않는다.
- 한 증상이 원인 하나에서 나왔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고치고 숫자가 안 움직이면 다른 원인이 남아 있는 것이다.
- 사람에게 물을지 기계에 맡길지 앞에 「이 판단이 애초에 필요한가」가 있다. 늘 같은 답이 나오는 질문은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