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꽃 KeyBloom TIL 28
업데이트만 했는데 유료 라이선스가 풀리고 활성화 슬롯이 하나씩 깎이던 버그에서 나온 것들.
원인 가르기
사라진 것보다 남은 것이 범위를 좁힌다
라이선스는 브라우저 저장소(localStorage — 사이트나 앱이 값을 남겨 두는 자리)에 들어 있다. “업데이트가 저장을 통째로 날렸다”가 맞다면, 같은 저장소에 있는 언어 설정이나 튜토리얼을 봤는지 같은 값도 함께 초기화돼야 한다.
“다른 설정은 그대로냐”고 물어 확인해 보니 언어도 튜토리얼 기록도 멀쩡했고 라이선스만 없었다. 그러면 원인은 “저장이 깨졌다”가 아니라 “누가 그것만 골라 지웠다”로 좁혀진다. 같은 그릇에 담긴 것 중 일부만 사라졌으면 그릇이 깨진 게 아니다.
무엇이 사라졌는지만 보면 의심 범위가 넓다. 무엇이 남았는지를 같이 보면 저장 계층의 문제인지 특정 로직의 문제인지 한 번에 갈린다. 재현이 어려운 버그일수록 이 대조가 빠르다 — 사용자에게 물을 것도 “언제 그랬냐”가 아니라 “다른 설정은 그대로냐”가 된다.
권한을 뺏는 판단
확실한 부정에만 권한을 회수한다
앞선 TIL 19에서 서버가 해지·만료라고 명확히 답할 때만 잠그기로 했는데, 앱을 켤 때마다 도는 재검증은 “응답이 활성(active)이 아니면 라이선스 삭제”로 돼 있었다. 이러면 서버가 잠깐 이상하게 답하거나 네트워크가 흔들리기만 해도 정당한 유료 사용자의 권한이 사라진다.
여기서 저울질할 건 두 손해다. 하나는 취소한 사용자가 잠시 더 쓰는 것, 다른 하나는 돈 낸 사람이 갑자기 잠기는 것. 후자가 훨씬 비싸다 — 문의와 환불이 따라오고, 무엇보다 “돈 냈는데도 못 쓸 때가 있는 앱”이라는 인상이 남는다. 전자는 며칠 치 손해로 끝난다.
그래서 판단을 둘이 아니라 셋으로 나눴다. 확실히 유효하면 유지, 서버가 취소·만료라고 명시하면 회수, 그 밖의 모든 애매한 경우는 아무것도 지우지 않고 유예로 버틴다.
if (정상응답 && 활성) 유지();
else if (정상응답 && 취소_만료) 회수();
else { /* 서버 오류·연결 실패·상태 불명 — 지우지 않는다 */ }
애매한 경우를 “아니다”에 몰아넣으면 코드는 짧아지지만 그 짧음의 비용을 고객이 낸다. 되돌릴 수 없는 조치는 확실한 신호에만 걸고, 기울이는 방향은 고객 쪽이다.
기기 수를 세는 방식
로컬 식별자로 세면 저장이 지워질 때마다 슬롯이 샌다
이 앱은 활성화할 때 기기마다 임의의 식별자(UUID — 겹칠 일이 거의 없게 만든 무작위 문자열)를 하나 만들어 결제사에 등록하고, 그 개수로 기기 수를 센다. 하드웨어 지문(기기 사양을 조합해 만드는 고유값)이 아니라 그냥 저장해 둔 값이다.
이 방식은 만들기 쉽고 사용자 기기 정보를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대신 값이 사라지면 앱은 활성화를 잊고, 다시 활성화하면 새 식별자가 새 기기로 등록된다. 옛 등록은 유령으로 남아 슬롯을 계속 차지한다. 이 모델에서 “로컬 저장을 지운다”는 “슬롯을 하나 버린다”와 같은 말이다.
그래서 이 방식을 고르면 셋이 딸려 온다. 로컬을 지우는 경로를 최대한 줄일 것, 정말 지워야 할 땐 서버 슬롯도 함께 반납할 것, 그리고 이미 새 버린 슬롯을 고객이 되찾을 길을 열어 둘 것. 마지막이 없으면 고객은 자기 잘못도 아닌 이유로 막힌 채 풀 방법도 없다.
요약
- 사라진 것보다 남은 것을 보면 저장 문제인지 로직 문제인지 갈린다
- 권한 회수는 확실한 부정에만. 애매하면 고객 쪽으로 기운다
- 기기 수를 로컬 식별자로 세는 건 값싼 대신 슬롯이 샌다 — 되찾을 길을 함께 설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