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미로 PalaceMaze TIL 2
도구는 기능을 보여주지 관용어를 보여주지 않는다
답은 처음부터 이벤트 디스패처였다
상자를 열면 레벨 매니저가 보상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언리얼에서 이건 이벤트 디스패처를 쓰는 상황이다. 상자가 “열렸다”고 방송하고 매니저가 받는다. 블루프린트를 해본 사람이면 고민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MCP로 접근하니 그 길이 바로 안 나왔다. 대신 이 순서로 헤맸다.
1. 상자가 매니저의 변수를 직접 올린다 노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2. 상자에 액터 태그를 붙여 알린다 태그도 자기 것만 붙일 수 있었다
3. 매니저가 Tick으로 상자를 훑어 확인한다 낭비라 내가 거부했다
4. 매니저가 입력을 받고 가까운 상자를 찾는다 거리 계산이 붙었다
5. 이벤트 디스패처 처음부터 이거였다
1번부터 4번까지가 전부 우회로였다. 내가 “이벤트 디스패처 쓰면 되잖아”라고 두 번 말한 뒤에야 시험했고, 해보니 바로 됐다.
검색되는 것과 만들 수 있는 것이 어긋나 있었다
왜 그렇게 됐는지 물어보니 이유가 있었다. 다른 블루프린트의 변수에 접근할 방법을 찾을 때, 노드 검색에는 나오는데 실제로 생성하려고 하면 없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 어긋남이 판단을 망쳤다. “변수 접근은 막혔다”까지는 알았는데 “그럼 디스패처다”로는 못 갔다. 막힌 문 앞에서 문 여는 법만 계속 찾은 셈이다.
판단에 쓰는 방식
도구가 거부하면 목표가 불가능한 게 아니라 접근이 틀렸을 가능성을 먼저 본다. 특히 그 엔진에 정석이 있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그리고 내 쪽에서 배운 것도 있다. “그거 쓰면 되잖아”라고 말할 때, 그게 이미 시험해서 안 된 것인지 아직 안 해본 것인지를 같이 물어야 한다. 이번엔 안 해보고 어렵겠다고 넘겨짚은 것이었고, 그걸 확인하는 데 두 번이 걸렸다.
자동으로 만들수록 치울 노드가 쌓인다
고칠 때마다 쓰레기 노드가 늘었다
그래프를 텍스트(DSL)로 쓰는 방식은 편하다. 문제는 쓸 때마다 안 쓰는 노드가 하나씩 남는다는 것이었다.
이벤트 디스패처를 바인딩할 때가 가장 심했다. 내가 이벤트 이름을 지정해도 무시하고 매번 빈 커스텀 이벤트를 새로 만들어 거기에 바인딩했다. 그래서 내가 로직을 넣어 둔 이벤트는 아무도 호출하지 않았다. 동작이 안 되는 것도 문제지만, 고치려고 다시 쓰면 빈 이벤트가 또 하나 생긴다. 몇 번 반복하니 열 개가 넘었다.
상수도 마찬가지였다. 숫자 하나를 쓰면 핀에 값을 넣는 게 아니라 Make Literal Int 노드를 만들어 연결한다. 숫자 일곱 개가 노드 일곱 개가 됐다. 나중에 전부 핀 기본값으로 옮겼다.
실패한 시도도 흔적을 남긴다. DSL 문법이 틀려 거부당해도 그 전까지 생성된 노드는 그대로 있다.
규모가 금방 커진다
레벨 매니저 하나에 노드가 148개까지 갔다. 실제로 필요한 건 71개였다. 절반이 쓰레기였다.
에디터에서 손으로 만들면 이런 일이 안 생긴다. 하나 놓으면 하나가 놓이고 지우면 지워진다. 자동으로 만들면 만든 양이 아니라 시도한 횟수만큼 쌓인다. 여러 번 고칠수록 나빠진다.
치우는 것도 위험하다
쓰레기 노드를 치우는 것 자체가 일이고, 잘못하면 살아 있는 노드를 지운다.
처음에는 “실행 입력이 안 들어오는 노드”를 지웠다. 그런데 쓰레기 체인은 자기들끼리 연결돼 있어서 머리만 지워지고 몸통이 남았다. 여러 번 돌려도 계속 남았다.
기준을 “이벤트 노드에서 도달 가능한 것만 남긴다”로 바꾸니 한 번에 정리됐다. 그런데 이번엔 살아 있는 걸 지웠다. 키 입력 노드를 찾는 조건에서 타입 이름을 잘못 짚어서, 방금까지 잘 되던 E키 상호작용이 멈췄다. 노드를 다시 만들고 다시 연결해야 했다.
판단에 쓰는 방식
만드는 비용이 싸지면 치우는 비용이 새로 생긴다. 이게 이번에 제일 크게 배운 것이다. 자동화로 만드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만들어진 것을 관리하는 일이 별도로 늘었다.
그래서 시도 횟수를 줄이는 게 이득이다. 구조가 정해진 뒤에 쓰고, 작은 수정은 그래프를 통째로 다시 쓰지 않는다.
그리고 정리 작업 전에 되돌릴 지점을 만들어 둔다. 실제로 지우면 안 되는 노드를 지웠고, 그때 복구가 가능했던 건 미리 저장해 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