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놈 Simple Metronome TIL 4
화면 위치는 추정하지 말고 그려진 뒤 재서 맞춘다
박자표를 고르는 방식을 가로로 밀어서 고르는 휠로 바꿨다. 열었을 때 지금 값이 정확히 가운데 와 있어야 하는데, 계산으로 위치를 잡으니 엉뚱한 값이 가운데 왔다.
기준점이 여러 개라 그렇다. 목록의 시작에서 잰 거리인지, 화면에 보이는 영역에서 잰 거리인지, 양옆에 넣어 둔 여백을 포함한 값인지에 따라 답이 다르다. 어느 기준인지 헷갈리면 계산은 언제나 그럴듯하게 틀린다.
계산을 버리고 두 단계로 갔다. 먼저 대략 그 위치로 보내고, 그다음 실제로 그려진 항목의 한가운데가 화면 한가운데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재서 그만큼 밀었다. 재서 맞추니 기준점을 알 필요가 없어졌다.
여기에 조건이 하나 붙는다. 재는 일은 그려진 뒤에만 된다. 그리기 전에 물어보면 크기가 0으로 나온다. 그래서 배치가 끝난 시점을 기다렸다가 실행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화면 위치를 맞출 때 계산이 자꾸 어긋나면 기준점 싸움을 계속하지 말고 실측으로 바꾼다. 그리고 실측에는 타이밍이 값의 일부다.
취소한 작업의 신호는 취소해도 날아온다
재생 중에 템포를 바꾸면 소리를 새로 만들어 다시 재생한다. 그런데 박 표시가 한 칸씩 밀리는 일이 생겼다.
원인은 앞 재생이 남긴 신호였다. 재생 중인 소리는 자기가 어디까지 갔는지를 주기적으로 알려 주는데, 재생을 바꿔도 이미 출발한 신호는 그대로 도착한다. 새 재생의 신호와 옛 재생의 신호가 섞이니 박이 한 칸씩 더 세어졌다.
해결은 신호에 세대를 붙이는 것이었다. 재생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번호를 하나 올리고, 도착한 신호는 자기 번호가 지금 번호와 같을 때만 처리한다. 옛 신호는 도착해도 조용히 버려진다.
이건 오디오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새로 시작하는 자리라면 어디서든 같은 일이 난다. 검색어를 바꿨는데 앞 검색 결과가 늦게 도착해 화면을 덮는 것도 같은 구조다. 새로 시작하는 것과 앞의 것을 무시하는 것은 다른 일이고, 둘 다 해야 끝난다.
이음매에서 문제가 나면 이음매를 없앨 수 있는지 본다
한 마디 분량의 소리를 만들어 두고 되풀이 재생하는 방식이었는데, 되풀이가 이어지는 자리에서 첫 박이 깎여 작게 들렸다. 소리가 갑자기 시작하거나 끝날 때 나는 잡음을 막으려고 기기가 가장자리를 다듬는데, 그 다듬기가 이음매마다 걸린 것이다.
이음매를 매끄럽게 만드는 대신 이음매 자체를 없앴다. 한 마디를 되풀이하라고 맡기지 않고, 뒤에서 같은 내용을 계속 이어서 내보내는 방식으로 바꿨다. 재생 쪽에서 보면 끊긴 적이 없으니 다듬을 자리도 없다.
문제가 경계에서 난다면 경계를 잘 처리하는 것과 경계를 없애는 것 두 갈래가 있다. 없앨 수 있으면 그쪽이 대개 싸다.
다만 이걸로도 재생을 시작할 때의 첫 박이 작은 문제는 안 잡혔다. 소리 데이터의 크기는 같다는 걸 이미 확인했고, 이음매도 없앴는데 남았다. 원인이 우리가 만든 것 밖에 있다는 쪽으로 후보가 좁혀졌다.
출력 장치가 못 내는 영역은 들리는 영역에 단서를 넣어 대신한다
드럼 소리를 외부 음원 없이 파형으로 직접 만들었다. 킥 드럼이 문제였다. 킥은 낮은 음이 본체인데 휴대폰 스피커는 낮은 음을 거의 못 낸다. 제대로 만들수록 안 들렸다.
낮은 음 본체는 그대로 두고, 짧고 높은 타격음을 섞었다. 실제 드럼에서 비터가 가죽을 때리는 소리에 해당한다. 스피커로 들으면 이 높은 소리가 박의 시작을 또렷하게 알려 주고, 이어폰으로 들으면 낮은 음도 같이 들린다.
장치의 한계를 만나면 그 영역을 포기하기 전에, 들리는 영역에 같은 정보를 실어 보낼 수 있는지 본다. 사용자가 필요한 건 낮은 음 자체가 아니라 박이 여기라는 신호다.
도메인이 이미 정한 단위를 따른다
하이햇을 박마다 몇 번 넣을지 정할 때 균등하게 2번, 4번으로 나눴더니 6/8 박자에서 어긋났다.
6/8 같은 박자는 한 박이 8분음표 셋으로 이루어진다. 이걸 둘로 나누면 음표 사이에 안 맞는 자리가 생긴다. 균등 분할이라는 일반적인 처리가 이 도메인에서는 틀린 답이었다. 박자 종류를 보고 셋으로 나눌지 둘로 나눌지 갈라야 했다.
기술적으로 자연스러운 처리가 도메인에서는 틀릴 수 있다. 다루는 분야에 이미 정해진 단위가 있으면 그것을 따라야 하고, 그 단위를 모르면 코드가 맞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다.
같은 “화면이 사라짐”도 떠나는 것과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 다르다
재생 중에 뒤로가기를 눌러도 소리와 손전등이 안 꺼졌다. 종료될 때 정리하도록 해 뒀는데 그게 안 불렸다.
안드로이드 12부터 첫 화면에서 뒤로가기를 누르면 앱을 없애지 않고 뒤로 보내기만 한다. 그래서 종료 시점 정리가 실행되지 않았다. 화면이 가려지는 시점으로 옮겨야 했다.
그런데 화면이 가려지는 시점은 회전하거나 테마를 바꿀 때도 지나간다. 그때는 화면을 다시 만드는 중이라 재생이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다시 만들어지는 중인가”를 확인해서 그 경우만 빼고 정리하게 했다.
두 가지를 배웠다. 플랫폼의 기본 동작은 버전마다 바뀌므로 “이때 이게 불린다”는 가정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이벤트라도 진짜 떠나는 것과 잠깐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이 구분을 안 하면 회전할 때마다 소리가 끊긴다.
재생성에도 남아야 하는 값은 화면 바깥에 둔다
가로 전용 화면을 제대로 띄우려면 회전할 때 화면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그러자 박자표가 기본값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생겼다. 화면이 들고 있던 값이라 화면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재생 여부, 템포, 박자표를 화면 바깥의 보관함으로 옮겼다. 화면이 다시 만들어져도 그 값은 남는다.
보관 장소를 정하는 기준은 수명이다. 화면과 함께 사라져도 되는 값인지, 화면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값인지를 먼저 묻고 자리를 정한다.
요약
- 화면 위치가 계산과 어긋나면 기준점을 더 따지지 말고 실측으로 바꾼다. 단 재는 일은 그려진 뒤에만 된다.
- 작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과 앞 작업의 늦은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세대를 붙여 옛 신호를 버린다.
- 문제가 경계에서 나면 경계를 잘 다루는 것보다 경계를 없앨 수 있는지 먼저 본다.
- 출력 장치가 못 내는 영역은 포기하기 전에, 들리는 영역에 같은 정보를 실을 수 있는지 본다.
- 기술적으로 자연스러운 처리가 도메인에서는 틀릴 수 있다. 그 분야가 이미 정한 단위를 따른다.
- 플랫폼 기본 동작은 버전마다 바뀐다. 같은 이벤트라도 진짜 떠나는 것과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구분한다.
- 값의 보관 장소는 수명으로 정한다. 화면보다 오래 살아야 하면 화면 바깥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