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온 ContiOn TIL 7
콘티에 담은 곡을 절 단위로 골라 반복하고 순서를 바꾸는 기능을 붙였다. 같은 곡이라도 행사마다 부르는 순서가 달라서(1절·후렴·2절·후렴·후렴 식으로), 곡 가사를 통째로 쓰는 것만으로는 자막이 맞지 않았다.
1절과 후렴을 앱이 알아서 가려 줄까
처음 떠오른 방법은 앱이 가사를 읽고 “여기가 1절, 여기가 후렴”을 판정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면 쓰는 사람은 “후렴 한 번 더”만 고르면 된다.
그런데 가사에는 그런 표시가 없다. 반복되는 덩어리를 후렴으로 보면 될 것 같지만, 곡마다 적는 방식이 다르다. 후렴을 한 번만 적어 둔 곡도 있고, 매번 다 적어 둔 곡도 있고, 마지막 후렴만 가사가 조금 다른 곡도 있다. 규칙으로 맞히려 하면 틀리는 곡이 반드시 나오고, 틀렸을 때 쓰는 사람은 왜 틀렸는지 모른 채 고칠 방법도 없다.
그래서 판정하지 않기로 했다. 가사를 빈 줄 기준으로 덩어리(절)로만 나누고, 어떤 덩어리를 어떤 순서로 쓸지는 쓰는 사람이 고른다. 예를 들어 덩어리 0·1·2·1을 고르면 1절·후렴·2절·후렴이 된다. 앱은 나누기만 하고 이름은 붙이지 않는다.
기계가 확실하게 맞힐 수 없는 판정은 맡기지 않는다. 곡을 아는 사람이 고르는 편이 틀리지 않고, 틀려도 본인이 바로 고칠 수 있다.
그 대가로 챙겨야 했던 것
판정을 사람에게 맡기면 배치는 “덩어리 번호의 목록”으로 남는다. 그러면 원곡 가사가 바뀔 때 배치가 조용히 어긋날 수 있다. 가사를 고쳐 절이 줄면 없는 번호를 가리키게 되고, 절이 늘면 번호는 멀쩡한데 새로 생긴 절이 그 콘티에서만 빠진다.
그래서 배치를 저장할 때 그 순간의 절 개수를 같이 남겨 두고, 지금 개수와 다르면 늘었든 줄었든 그 곡에 ‘재조정’ 표시를 띄우게 했다. 자동으로 고치지는 않는다. 어떻게 다시 배치할지도 결국 곡을 아는 사람이 정할 일이라, 앱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만 알린다.
판단을 사람에게 맡겼으면, 그 판단의 전제가 바뀌었을 때 사람에게 다시 알려 주는 것까지가 앱의 몫이다.
요약
- 가사에는 1절·후렴 표시가 없고 곡마다 적는 방식이 달라, 앱이 판정하면 틀리는 곡이 반드시 나온다. 앱은 빈 줄로 덩어리만 나누고 배치는 쓰는 사람이 고른다.
- 확실히 맞힐 수 없는 판정은 기계에 맡기지 않는다. 사람이 고르면 틀려도 본인이 바로 고친다.
- 사람에게 맡긴 판단은 전제(원곡 가사)가 바뀌면 다시 알려 준다. 저장 시점의 절 개수와 달라지면 ‘재조정’을 띄우고, 고치는 건 사람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