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게임 Sandrop TIL 16
어림하지 말고 잰다 — 난이도를 재고 나서 배치하기
레벨마다 어떤 도안(그림)을 넣을지 정할 때, 예전엔 도안의 겉모습으로 난이도를 어림했다. 그게 자주 틀려서, 도안을 넣기 전에 실제 난이도를 재고 맞는 자리에 넣기로 했다.
한복은 어려워 보였는데 69%가 깼다
난이도를 “색이 층층이 얼마나 엇갈리나”로 어림해 배정했다. 도안을 그린 사람이 그린 한복 도안은 7색이라 어려워 보여서 “매우 어려움” 자리에 갔는데, 봇으로 돌리니 69%가 깼다. 겉모습과 실제 난이도가 다른 도안이 많았다.
그래서 도안마다 벽·기믹 없이 깐 기본 판에서 봇 클리어율을 쟀다. 이 값이 그 도안의 난이도가 된다.
벽은 난이도를 올리기만 한다. 그러니 벽 없이 잰 값은 그 도안이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값이다. 이 값부터 낮은 도안은 아무리 쉽게 깔아도 어렵고, 어려운 자리에만 맞는다.
600종을 재는 데 몇 분이 걸린다. 다만 같은 도안이면 늘 같은 값이 나오니, 한 번 잰 값을 저장해 두고 그림이 바뀐 도안만 다시 잰다.
- 겉으로 어려워 보이는 것과 실제로 어려운 것은 다르다. 잴 수 있으면 잰다
- 같은 입력에 늘 같은 결과가 나오는 측정은 한 번만 하면 된다
재서 넣었는데 후반 판을 못 깼다
재서 맞는 자리에 넣었는데도 후반에서 막혔다. 후반 레벨에는 얼음·열쇠 같은 기믹과 벽이 꼭 붙어서 클리어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여기에 이미 어려운 도안을 넣으면 겹쳐서 아예 못 깨는 판이 됐다.
그래서 도안을 고를 때 목표 난이도에 기믹과 벽이 깎아 먹을 몫을 미리 얹었다. 이런 여유를 헤드룸(뒤에서 더해질 것을 위해 남겨 두는 공간)이라고 한다. 후반일수록 헤드룸을 크게 잡아 더 쉬운 도안을 넣으니, 기믹이 눌러도 목표 구간에 떨어졌다.
쉬운 도안은 수가 한정돼 있어서, 쉬운 도안이 필요한 레벨부터 먼저 고르게 했다. 늦게 고르는 레벨에 어려운 도안만 남으면 목표를 넘어간다.
- 뒤에서 더해질 것이 정해져 있으면 앞에서 그만큼 비워 둔다
- 모자란 자원은 가장 절실한 쪽부터 나눈다
쉬운 도안이 모자라면 색을 줄이고 싶어진다
헤드룸만큼 쉬운 도안이 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면 도안 자체를 쉽게 만들고 싶어지는데, 가장 센 방법이 색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32×32 도안에서 색을 줄이면 그림이 뭉개져 뭔지 안 읽힌다. 앞선 TIL 11에서 65레벨까지 해 보고 3색 판은 알아볼 수 없다고 했던 그 문제다.
그래서 색은 4색 아래로 안 내리고 합치지도 않았다. 난이도는 벽을 더 깔거나 덜 깔거나, 더 쉬운 도안으로 바꿔서 맞췄다.
- 가장 센 손잡이가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을 망가뜨리면 쓰지 않는다. 약해도 해가 없는 손잡이 여러 개로 맞춘다
라벨을 올렸더니 22레벨이 최고 어려움이 됐다
색을 안 쓰니 벽과 도안 교체로도 다 못 맞추는 판이 남았다. 밀도나 기믹 때문에 자리 난이도에 딱 못 맞추고 더 어렵게 나오는 판이 남는다. 깰 수 있는 판이면 억지로 쉽게 만들지 않고 표시 난이도를 실제에 맞춰 올렸다. 내리지는 않는다. 실제보다 쉽다고 속이지 않는다.
그랬더니 레벨 목록을 보다가 22레벨에 “최고 어려움”이 붙어 있는 걸 발견했다. 초반은 난이도 등급별 목표 클리어율이 서로 가까워서, 평범한 클리어율 0.5가 가장 높은 등급으로 매겨진 것이다. 22레벨이 최고 어려움인 건 말이 안 된다.
아직 열리지 않은 등급으로는 못 올리게 막았다. 매우 어려움은 100레벨, 최고 어려움은 200레벨 전에는 아예 나오지 않는 등급이니 그 전 레벨에는 그 라벨을 붙이지 않는다.
- 정직하게 표시하는 규칙도 게임이 약속한 틀 안에서 한다. 숫자로는 맞아도 플레이어가 보기에 말이 안 되면 틀린 것이다
그래도 90개는 자리보다 어렵게 나왔다
라벨을 막고 나서도 자리보다 어렵게 나오는 판이 꽤 됐다. 도안 하나에 난이도 하나로는 끝내 완벽히 예측할 수 없었다. 한 판에 바스켓이 몇 개 깔리는지(밀도)가 레벨마다 정해져 있어서, 같은 도안도 후반에서는 더 빽빽하게 깔려 더 어렵다.
구간별로 예측과 실측의 차이를 재 보니 초반은 0.05, 후반은 0.5가 넘었다. 후반의 기믹과 밀도를 도안 하나의 값이 못 담는다는 뜻이다.
결국 500레벨 중 90개쯤이 자리보다 조금 어렵게 나오고, 그만큼 라벨에 그대로 표시된다. 색을 뭉개 그림을 망치는 것보다 어렵게 나온 걸 정직하게 보여 주는 쪽을 택했다.
- 어디서 얼마나 어긋나는지 재 두면 “못 맞춘다”가 막연한 불만이 아니라 범위가 있는 사실이 된다
난이도로만 고르니 직접 만든 도안이 밀려났다
도안을 난이도로만 고르게 하니, 직접 만든 도안(하트·태극·한복 등 29종)도 난이도가 안 맞으면 한 번도 안 쓰일 수 있었다. 그래서 모든 배정이 끝난 뒤, 아직 안 쓰인 직접 만든 도안을 난이도가 가장 가까운 레벨에 덮어쓰게 했다. 밀려나는 도안은 남는 여유분이라 버려도 겹치는 도안이 생기지 않는다.
- 자동 배정에 맡기더라도 꼭 들어가야 하는 것은 따로 못 박는다. 최적화는 의미를 모른다
다시 배정하면 이미 낸 레벨까지 바뀐다
이렇게 배정 방식을 바꾸면 500레벨이 통째로 다시 만들어진다. 레벨은 서버가 아니라 앱 설치 파일에 같이 묶여(번들) 있다. 그래서 업데이트를 내면 모든 플레이어가 전체 레벨을 새로 받는다. 서버가 없으니 “이미 깬 레벨은 옛날 것으로 두기”를 할 수 없다.
대신 이미 출시한 구간은 그대로 얼려 두고(동결), 그 뒤 레벨만 새로 만들어 붙이기로 했다.
- 데이터가 어디 사는지(앱 안이냐 서버냐)가 업데이트 방식을 정한다
요약
겉모습으로 어림하던 난이도를 봇으로 재서 배치하니 도안이 제자리를 찾았다. 색처럼 그림을 망가뜨리는 손잡이는 안 쓰고 벽과 도안 교체로 맞췄고, 기믹이 더해질 몫은 미리 비워 뒀다. 그래도 못 맞추는 부분은 어디서 얼마나 어긋나는지 재 두고, 색을 뭉개는 대신 라벨을 정직하게 올리는 쪽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