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둘까 Office Layout TIL 6
내 팔레트에 탁구대가 들어와 있었다
팔레트를 보다가 가구 하나가 탁구대로 바뀌어 있는 걸 봤다. 내가 바꾼 적이 없는데 왜 내 팔레트에 반영돼 있는지 물었다.
누군가 만든 배치 파일을 열었던 게 원인이었다. 프로젝트 파일에는 팔레트(가구 기본값)도 함께 담기는데, 파일을 열면 그 팔레트가 화면에 적용되고, 저장이 한 번 돌면서 그게 내 브라우저에 그대로 굳었다.
저장소에는 “지금 상태”가 아니라 “내가 바꾼 것”만 넣는다
팔레트에서 고친 값은 localStorage(브라우저가 사이트별로 남겨 두는 작은 저장소)에 저장해 다음 방문에도 유지한다. 문제는 무엇을 저장하느냐였다.
지금 화면에 적용된 팔레트 전체를 통째로 저장하고 있었다. “지금 화면에 뭐가 있든 그게 내 설정”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남의 파일에서 온 값이 화면에 올라와 있을 때 저장이 한 번 돌면, 그 값이 내 설정이 된다.
내가 직접 고친 항목만 따로 들고 있다가 그것만 저장하게 바꿨다. 저장할 때는 “이 값이 어디서 왔는가”를 물어야 한다. 출처를 안 따지는 저장은 언젠가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든다.
남의 파일에서 온 값은 그 프로젝트에만
파일에 팔레트를 담은 건 파일을 주고받는 사람끼리 같은 가구 목록을 쓰게 하려는 의도였다. 의도는 맞았는데 적용 범위가 없었다.
범위는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 이 프로젝트에만 — 파일을 닫거나 새로 만들면 내 것으로 돌아온다
- 이번 방문에만 — 새로고침하면 돌아온다
- 영구히 — 브라우저에 저장한다
파일에서 온 팔레트는 이 프로젝트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남의 파일 하나가 내 도구의 기본값을 영구히 바꾸면, 나는 언제 그걸 승낙했는지도 모른다. 확인창을 띄워도 사람은 그걸 “이 파일을 열까요” 정도로 읽는다.
파일의 팔레트를 쓸지 물었을 때 거절해도 그 값은 버리지 않고 들고 있게 했다. 실수로 취소했거나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프로젝트 설정에서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거절은 “지금 적용하지 않는다”이지 “없던 일로 한다”가 아니다. 되돌릴 수 있으면 확인창을 누르는 부담도 줄어든다.
팔레트를 처음 상태로 되돌리는 「프리셋 초기화」도 이때 넣었다.
거리 단위를 고를 수 있게 했다
프로젝트 설정에서 거리를 mm·cm·m 중에 골라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결과 표시만이 아니라 크기를 넣는 입력칸도 같은 단위를 쓰게 해 달라고 했다.
단위는 경계에서만 바꾼다
저장까지 단위를 따라가게 만들면, 파일마다 숫자의 뜻이 달라진다. 나중에 어떤 파일의 1200이 mm인지 m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계산과 저장은 mm 하나로 고정하고, 화면에 보여 줄 때와 입력칸에서 값을 읽을 때만 환산하게 했다. 앞선 TIL 1에서 “원본은 실제 치수, 화면 픽셀은 보여 주는 방법”으로 나눠 둔 것 위에 표시 단위를 한 층 더 얹은 셈이다. 층을 쌓아도 아래층이 안 흔들리면, 무언가를 바꿀 때 손대는 곳은 늘 한 곳이다.
보여 주려고 반올림한 값이 저장값이 되면 안 된다
1234mm를 미터로 보여 주면서 소수 둘째 자리까지만 쓰면 1.23이 된다. 결과 표시라면 괜찮다. 그런데 입력칸은 채워 둔 값이 곧 다음에 저장될 값이다. 1.23을 그대로 저장하면 1230mm — 손대지도 않았는데 4mm가 사라진다.
그래서 단위마다 1mm까지 표현되는 자리수를 줬다. cm는 한 자리, m는 세 자리다.
보여 주기용 반올림과 저장할 값은 다른 것이다. 둘이 같은 칸을 쓰는 순간 반올림이 곧 데이터 손실이 된다.
예시와 안내 문구도 단위를 따라야 한다
축척을 맞출 때 “이 두 점의 실제 거리를 입력하세요 — 예: 5000”이라고 묻고 있었다. 미터로 쓰는 사람이 이걸 보면 5000을 넣는다. 5km다. 예시는 장식이 아니라 사람이 그대로 따라 쓰는 형식이라, 고른 단위로 바꿔 보여 주게 했다(m면 “예: 5”).
도움말 곳곳에 적힌 “실제 거리(mm)를 입력하세요”도 단위를 고를 수 있게 된 순간 전부 틀린 말이 됐다. 설정으로 바뀌는 값은 고정 문구에 박아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