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게임 Sandrop TIL 23
400탄이 100탄처럼 깨졌다
다른 게임은 400탄대에서 막히는데 이건 다 깼다
다른 퍼즐 게임은 400탄대쯤 가면 한 번에 못 깬다. 그런데 이 게임은 400탄대도 한 번에 다 깼다. 내가 만든 게임이라 남보다 조금 더 잘할 수는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찜찜했다.
난이도 곡선(레벨 번호에 따라 목표 클리어율이 어떻게 내려가는지 그린 선)을 보니 그럴 만했다. 165탄에서 500탄까지 목표가 0.45에서 0.34로 내려가는데, 335탄 동안 0.11밖에 안 움직인다. 후반이 사실상 평평했다.
앞선 TIL 18에서는 잘하는 편인 내 “안 어렵다”를 근거로 곡선 전체를 올리려다 멈췄다. 일반 플레이어에게 벽을 세울 수 있어서다. 이번에는 초반은 그대로 두고 후반만 올리기로 했다. 초반은 새로 들어온 사람이 겪는 구간이고, 400탄까지 온 사람은 이미 이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다.
- 체감이 곡선과 안 맞으면 곡선을 그려 본다. “어려워야 할 구간”이 숫자로는 평평한 경우가 있다
- 난이도를 올릴 때도 구간을 나눈다. 누가 그 구간을 지나가는지가 올려도 되는지를 정한다
손잡이 셋을 한꺼번에 돌렸다
후반을 어렵게 할 손잡이가 셋 있었다.
| 손잡이 | 바꾸는 것 |
|---|---|
| 곡선 끝점을 낮춘다 (0.34 → 0.26) | 목표 숫자 |
| 관문 레벨을 촘촘히 (8의 배수 → 6의 배수) | 목표가 낮은 판의 수 |
| 측정 봇을 더 잘하게 | 목표 숫자가 뜻하는 난이도 |
앞의 둘은 “0.30을 맞춰라”를 “0.26을 맞춰라”로 바꾸는 일이다. 세 번째는 성격이 다르다. 봇이 잘해지면 같은 판도 더 잘 깨므로, 같은 0.26을 맞추려면 더 어려운 배치를 찾아야 한다. 숫자는 그대로인데 그 숫자가 뜻하는 난이도가 통째로 올라간다.
셋을 한꺼번에 바꿨다. 후반이 어려워진 건 맞지만, 셋 중 무엇이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는 따로 알 수 없게 됐다.
- 목표를 바꾸는 손잡이와 기준(재는 자)을 바꾸는 손잡이는 파급이 다르다. 기준을 바꾸면 그 기준으로 잰 모든 판의 뜻이 같이 바뀐다
- 여러 손잡이를 한 번에 돌리면 결과는 빨리 나오지만 어느 손잡이가 일했는지는 잃는다. 다음에 되돌리거나 미세 조정할 때 그 대가를 치른다
최고 어려움인데 벽이 하나도 없었다
수치는 목표 안이었다
이 게임은 판의 난이도를 봇으로 잰다. 봇은 한 수마다 정해진 확률로 실수하고, 같은 판을 여러 번 돌려 깬 비율을 낸다. 그 비율이 목표 구간에 들면 좋은 판으로 친다.
그런데 500탄을 열어 보니 최고 어려움이라고 붙어 있는데 벽이 0개, 바구니가 15개였다. 이게 어떻게 최고 어려움이냐고 짚었다. 측정 수치는 목표 안이었다.
봇은 볼 게 없는 판에서도 운이 나쁘면 실패한다. 그러니 수치는 어렵게 나온다. 반대로 사람은 볼 게 없으면 그냥 푼다. 이 지표가 재고 있던 것은 “무작위로 실수하면 얼마나 실패하나”였지 “얼마나 생각해야 하나”가 아니었다.
- 지표가 좋다고 판이 좋은 건 아니다. 지표가 재는 것과 내가 재고 싶은 것이 같은지 한 번은 따로 확인한다
- 숫자만 보면 이런 판은 절대 안 걸린다. 판을 직접 봐야 걸린다
지표를 고치는 대신 바닥을 깔았다
지표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었다. 대신 상위 난이도에는 벽과 바구니의 최소 개수를 두기로 했다. 수치가 아무리 좋아도 그 아래로는 안 내려간다.
| 난이도 | 벽 최소 | 바구니 최소 |
|---|---|---|
| 어려움 | 3 | 20 |
| 매우 어려움 | 5 | 24 |
| 최고 어려움 | 7 | 28 |
- 지표로 안 잡히는 품질은 지표를 고쳐 잡으려 하기보다 구조로 막는 편이 확실하다. “최고 어려움이면 적어도 이만큼은 있어야 한다”는 사람이 보고 바로 판단할 수 있는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