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게임 Sandrop TIL 13
열쇠를 다시 설계했다
빈 칸을 막았더니 돌아가면 그만이었다
처음 열쇠 기믹은 길막이었다. 빈 칸을 벽처럼 막아 두고 열쇠로 연다. 그런데 생성기가 길막을 꼭 지나야 하는 자리가 아닌 곳에 놓기 쉬웠다. 옆으로 돌아가면 되니 열쇠를 쓸 이유가 없는 판이 나왔다.
그래서 빈 칸 대신 바스켓을 잠그기로 했다. 바스켓은 그 자체로 통로를 막고, 그림을 완성하려면 어차피 꺼내야 한다. 잠긴 바스켓은 돌아갈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
잠글 대상은 가장 적은 색의 바스켓으로, 열쇠는 깊이 묻어 파 내려가야 나오게 했다. 열쇠와 자물쇠는 모래 색과 상관없는 표식 색(빨강·초록·파랑…)으로 짝을 맞췄다.
- 막을 대상을 고를 때 “이게 안 막혀도 되는 경우가 있나”를 본다. 빈 칸은 우회할 수 있고 바스켓은 못 한다
- 무시할 수 있는 기믹은 장식이 된다
얼음
이웃 셋이 빠져야 깨지는 얼음
얼음은 바스켓의 색을 숨기고, 상하좌우 이웃 중 셋이 빠져나가야 깨지게 했다. 한 번에 깨지지 않고 이웃이 빠질 때마다 금이 가다가, 마지막에 크게 터지며 색이 드러난다.
처음엔 파편이 마지막 한 번만 튀었다. 얼음이 “있나 없나”만 보고 있어서 완전히 깨지는 순간만 잡혔다. “얼마나 남았나”를 보게 바꾸니 금이 갈 때마다 작은 파편이, 마지막엔 큰 파편이 튀었다.
- 단계가 있는 상태는 있고 없음이 아니라 양으로 본다. 그래야 중간 단계가 보인다
얼음으로 판을 도배하니 봇이 못 풀었다
crazy 레벨도 같이 넣으려 했다. 한 기믹으로 판의 70%를 도배하는 특별 관문이다.
얼음으로 도배하면, 얼음 하나를 깨려고 이웃 셋을 빼야 하는데 그 이웃도 대부분 얼어 있다. 그 이웃을 깨려면 또 그 이웃을 빼야 한다. 실제로 얼음 crazy 판 4개가 전부 생성에 실패했다.
둘 다 좋은데 같이는 성립하지 않았다. crazy는 물음표로만 도배하기로 했다. 물음표는 색을 가릴 뿐 길을 막지 않아서, 도배해도 풀 수 있는지가 달라지지 않는다.
- 둘 다 좋은 기능이라도 물리적으로 부딪히면 하나를 접는다. 억지로 둘 다 만들면 둘 다 망가진다
규칙을 바꾸면 이미 만든 레벨도 다시 푼다
얼음을 한 번에 깨지는 것에서 3단계로 바꾸자, 이미 만들어 둔 얼음 레벨들이 봇으로는 못 푸는 판이 됐다. 옛 규칙에서 풀린다고 판정받은 레벨이 새 규칙에서도 풀린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기믹 규칙을 건드릴 때마다 500레벨을 다시 만들었다. 만들 때 봇이 레벨마다 다시 풀어 보니 못 푸는 판은 자동으로 걸러진다.
- 레벨을 미리 만들어 두는 게임에서는 규칙이 바뀌면 콘텐츠도 다시 찍는다. 규칙만 고치고 콘텐츠를 그대로 두면 둘이 따로 논다
손으로 맞춘 것들
속도는 숫자로 못 정한다
열쇠가 날아가는 속도를 여러 번 바꿨다(0.55 → 0.8 → 1.15 → 1.3). 감속 곡선이 걸려 있어서 같은 숫자라도 체감이 다르다. 숫자만 보고는 못 정하고 기기에서 몇 번 보고 맞췄다.
- 연출 수치는 계산이 아니라 눈으로 정한다
뒤로가기가 판을 버리고 나갔다
판 도중 휴대폰의 뒤로가기를 누르면 아무 확인 없이 판을 버리고 나갔다. 톱니 메뉴를 눌렀을 때와 같은 일시정지 창이 뜨게 했다.
- 시스템 버튼도 게임 화면의 일부다. 따로 챙기지 않으면 기본 동작이 판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