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2 Practice Host TIL 3
해본 것 목록을 영상 앞에 뒀다
도구를 다 만들고 나서 알릴 방법을 생각하다 영상으로 만들기로 했다. 처음 구성은 도구 소개였다. 「이런 걸 만들었습니다」로 시작하는 것.
그때 내가 꺼낸 게 「그동안 내가 뭘 시도해봤는지도 넣자」였다.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업데이트, 게임 파일 검사, 방화벽 규칙 추가, 공유기 확인. 내 쪽 문제인 줄 알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고 전부 상관없었다.
그 목록을 앞에 두고 보니 영상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 영상을 볼 사람은 같은 증상을 겪고 검색해서 오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보고 싶은 건 내 도구가 아니라 「왜 안 되는가」다. 그래서 도구는 끝에만 나오게 하고, 원인과 콘솔로 직접 해결하는 방법을 먼저 다 줬다. 끝에는 「꺼림칙하면 아까 보여드린 대로 콘솔로 직접 하셔도 된다」를 남겼다.
도구를 파는 영상은 안 보고 문제를 푸는 영상은 본다. 도구를 안 써도 쓸모가 있어야 광고로 읽히지 않는다. 그 전환점이 해결책이 아니라 내가 헛되게 해본 목록이었다는 게 뜻밖이었다 — 「나도 당했다」가 「내가 고쳤다」보다 사람을 붙든다.
원인을 단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본을 쓰다가 「로그를 뜯어보니까 원인이 나오더라고요」라는 투가 걸려서 뺐다. 한참 헤맸는데 검색해서 똑같은 사례를 하나도 못 찾았다. 그러면 이게 모든 사람의 원인인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제 경우는 이게 원인이었습니다」로 바꾸고, 같은 경우인지 확인하는 법을 붙였다 — 친구 쪽 기록에 특정 낱말이 찍히는지 보라고. 단정을 뺐는데 약해지지는 않았다. 확인할 방법을 주면 읽는 사람이 자기 경우를 직접 가를 수 있어서, 오히려 「내 말을 믿어라」보다 나아보였다.
같은 모름이 반대쪽에서도 걸렸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까 했는데 같은 이슈로 등록된 글이 아예 없었다. 아무도 안 겪는다는 뜻일 수도 있고, 겪어도 글로 안 남긴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래서 글은 보류하고 영상 반응을 1~2주 보기로 했다. 조회수가 붙으면 찾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그때 올리면 된다.
못 찾은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선례가 비어 있으면 그 빈자리는 「내가 처음이다」로도 읽히고 「수요가 없다」로도 읽힌다. 앞엣것은 말을 조심하게 만들고 뒤엣것은 투자를 늦추게 만드는데, 둘 중 어느 쪽인지는 더 추측해서 알아낼 게 아니라 내놓고 반응을 봐야 알 수 있다.
목소리를 안 쓰기로 했다
목소리를 넣을까 고민했다. TTS(글자를 읽어 주는 기계 음성)도 생각했고 직접 녹음도 생각했다. 결국 목소리는 안 쓰고 자막으로만 갔다.
그러고 나니 자막이 내레이션 자리를 그대로 떠맡는다. 화면 아래 글자 한 줄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사 화면에 쓴 프로필 그림과 말풍선 모양을 자막에도 그대로 썼다. 영상 전체가 한 사람이 말하는 결로 묶인다.
배경음악도 그 판단에서 따라 나왔다. 목소리가 없으니 음악이 빈자리를 메워야 해서, 세지 않고 차분한 것으로 골랐다.
빼는 결정은 그 자리를 비워 두지 않는다. 목소리를 뺀 몫을 자막 모양과 음악이 나눠 받았다. 무엇을 안 하기로 할 때는 그 몫을 누가 받는지까지 같이 정해야 하고, 안 정하면 그냥 빈 채로 나간다.
X를 글씨보다 늦게 긋게 했다
해본 것 목록은 항목마다 X를 그어 「해봤지만 아니었다」를 보이려던 것이었다. 첫 판을 보니 글씨와 X가 같이 떴다. 그러니 「안 해봤다」로 읽혔다. 목록을 미리 지워 둔 것처럼 보인다.
순서를 나눴다. 글씨가 먼저 뜨고 반 박자 뒤에 X가 그어진다. 그러면 「해봤다 → 아니었다」가 된다. 같은 글자, 같은 표시인데 뜻이 반대로 바뀌었다.
형광펜도 같은 쪽이다. 로그 화면은 글자가 빽빽해서 어디를 봐야 하는지 모른다. 핵심 낱말에 형광펜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어지게 했다. 보여주는 것과 「여기를 보라」는 다르다.
화면에서는 순서가 뜻이다. 무엇을 보여줄지만 정하고 언제 보여줄지를 안 정하면 반대로 읽힐 수 있다. 앞 절과 이어지는 얘기다 —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해봤는데요」 한마디로 끝나는데, 목소리를 뺀 영상에서는 그 한마디를 순서가 대신해야 한다.
썸네일에 게임 이름을 넣었다
썸네일은 실제로 튕겼을 때 찍은 오류창 화면을 깔고, 거기에 「게임 서버와 연결할 수 없습니다」와 「방화벽 아닙니다」를 얹었다. 겪은 사람이면 그 화면만 보고 알아본다.
보다가 짚었다. 이게 무슨 게임 얘기인지 알 수가 없다. 이 영상을 찾을 사람은 그 게임 이름으로 검색하는데, 썸네일에 게임 이름이 없으면 자기 문제인지 모르고 지나간다. 왼쪽 위에 Counter-Strike 2 뱃지를 넣었다. 바탕은 반은 노랑 반은 남색, 글자는 서로 반대 색으로.
고르면서 한 번 더 줄였다. 처음엔 「CS2」로 하려다 뺐다. 줄임말을 아는 사람은 이미 그 게임을 하는 사람이고, 지금 필요한 건 검색해서 처음 오는 사람이 알아보는 것이다.
겪은 사람만 알아보는 화면과 처음 보는 사람도 알아보는 화면은 다르다. 내가 이미 아는 것으로 채우면 전자가 되고, 그러면 정작 찾아올 사람을 못 받는다.
친구가 받는 링크에 미리보기 카드를 만들었다
영상을 올리고 나서 보니, 방장이 친구에게 보내는 참가 링크 쪽에 미리보기 카드가 없었다. 메신저에 붙이면 빈 카드나 주소만 덜렁 나온다.
이게 생각보다 큰 문제다. 친구는 앱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은 건 처음 보는 주소 하나뿐인데, 그 링크가 서명 없는 프로그램을 띄우는 길이다. 링크부터 수상해 보이면 거기서 끝난다. 카드에 제목과 설명을 넣고 「설치 없이 · 개발자 콘솔 설정 없이」를 적었다. 누르기 전에 「뭘 깔라는 거야」가 풀리게.
영상 링크도 한 곳만 걸지 않고 설명서 사이트, 저장소, 제품 페이지 세 곳에 다 걸었다. 들어오는 길이 셋이면 한 곳에만 건 링크는 나머지 둘로 온 사람에게는 없는 것과 같다.
앞 절과 합치면 하나다. 우리가 만든 것은 앱이고 영상인데, 받는 사람이 처음 만나는 것은 썸네일 한 장, 링크 하나, 카드 한 칸이다. 본체를 잘 만든 것과 그 앞을 잘 만든 것은 별개라서, 그 자리를 따로 세어 봐야 한다.
영어판을 만들기로 했다
사이트를 보다가 영어판이 없는 게 걸렸다. 한영전환이 되면 좋을 것 같았다. CS2는 글로벌 게임이고 이 버그는 한국만 겪는 게 아니다. 범위를 세 갈래로 받아서 사이트 두 페이지와 앱 화면까지 하는 쪽을 골랐다.
그런데 말을 하나 더 받는 일이 문구 번역으로 끝나지 않았다. 영문이 한글보다 길어서 창이 좁아 글자가 잘렸고, 글꼴도 한글용을 쓰면 영문이 떠 보였다. 골라 둔 모드와 난이도가 언어를 바꿀 때마다 기본값으로 돌아가는 것도 나왔다.
마지막에 「누구 기준으로 언어를 고를까」가 남았다. 친구가 받는 참가 페이지는 링크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보는 화면이다. 그러니 보내는 쪽 설정이 아니라 받는 쪽 브라우저에 맞춰야 한다. 한국 사람이 외국 친구에게 보내는 경우가 바로 그 경우고, 그게 애초에 영어판이 필요한 이유였다.
언어를 하나 더 받는 일은 글을 두 벌 쓰는 일이 아니라 화면 크기, 글꼴, 저장해 둔 값, 기준이 되는 사람까지 다시 정하는 일이다. 「번역만 하면 된다」로 보면 범위를 작게 잡고, 작게 잡으면 늘 그 네 가지에서 걸린다.
게임 없이 확인하기로 했다
영어판을 다 넣었으니 내보내기 전에 눌러 봐야 했다. 그런데 그날 게임용 PC를 못 켜는 상황이었다. 그럼 게임 없이 해보면 안 되나 싶었다.
이 노트북에는 게임이 없다. 앱은 게임을 못 찾으면 창도 띄우지 않고 그대로 닫힌다. 그래서 「게임이 있어야 확인되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릴리스가 하루 밀릴 상황이었다.
물었더니 게임 없이도 창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앱이 게임에서 보는 게 생각보다 적어서, 그 부분만 흉내내 주면 된다고. 스물아홉 가지를 한 번에 봤다.
그러다 못 보던 게 나왔다. 봇 난이도를 쉬움으로 두면 다시 켤 때 보통으로 돌아간다. 첫 공개판부터 있던 것이다. 손으로 눌러 봤으면 쉬움을 고르고, 끄고, 다시 켜서 그 칸만 확인하는 순서를 밟아야 보인다. 평소에 보통을 쓰고 있었으면 영원히 안 봤을 것이다.
「실물이 없어서 못 해본다」와 「실물이 없으면 확인할 수 없다」는 다르다. 확인하려는 게 실물에 기대는 부분인지 먼저 갈라야 한다. 내가 보려던 건 「언어를 바꿔도 고른 값이 남는지」였고 그건 게임과 아무 상관이 없었다. 게임이 있어야 확인되는 건 따로 셋 남았다 — 난이도 값이 게임에 먹히는지, 탈환에서 옵션이 잠기는지, 친구가 실제로 들어오는지. 전부를 「게임 PC가 있어야 한다」로 묶어 두면, 상관없는 것까지 켤 때까지 못 보는 채로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