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놈 Simple Metronome TIL 3
나누면 안 되는 단위는 구조로 묶어 둔다
박 표시를 점으로 그리는데, 박자에 따라 한 박이 점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일 때가 있다. 9/8 박자면 큰 점 하나에 작은 점 둘이 붙은 묶음이 세 벌이다.
점이 많아지면 두 줄로 내려야 하는데, 점 아홉 개를 반으로 잘라 뿌리니 한 박의 큰 점과 작은 점이 서로 다른 줄로 갈라졌다. 보는 사람에게는 박이 몇 개인지가 안 읽힌다.
고친 방법은 배치 규칙을 손보는 게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것이었다. 한 박을 하나의 묶음으로 만들고, 줄에는 점이 아니라 묶음만 얹었다. 그러면 줄바꿈이 묶음 사이에서만 일어나서 한 박이 찢어질 수가 없다.
배치 규칙으로 막으려 했다면 박자표가 바뀔 때마다 예외가 생겼을 것이다. 나누면 안 되는 단위가 있으면 그 단위를 구조로 표현해 두는 게 낫다. 그러면 규칙이 아니라 형태가 그걸 지켜 준다.
여기에 지켜야 하는 약속이 하나 붙는다. 소리가 울리는 순서대로 점에 불이 들어와야 하니, 묶음으로 감싸더라도 점을 목록에 넣는 순서는 소리 순서와 같아야 한다. 보기 좋게 묶는 것과 순서를 지키는 것은 별개라, 구조를 바꿀 때 순서가 유지되는지 따로 확인해야 했다.
조건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 되는 값으로 세운다
처음에는 줄 수를 “점이 다섯 개 이상이면 두 줄”로 정했다. 그때 화면에서는 맞았다.
이 기준은 금방 어긋났다. 점 크기를 키우면 넷만 돼도 넘치고, 화면을 가로로 돌리면 여덟 개도 한 줄에 들어간다. 기기 폭이 다르면 또 달라진다. 개수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라서, 원인이 바뀔 때마다 예외를 붙이게 된다.
기준을 바꿨다. 점을 다 놓으려면 폭이 얼마나 필요한지 구하고, 지금 쓸 수 있는 폭과 나눠서 몇 줄이 필요한지 계산한다. 식 하나로 세로도 가로도 커버되고, 12/4처럼 극단적인 박자에서는 세 줄로 알아서 늘어난다. 기기별 분기가 없다.
조건문이 자꾸 늘어난다면 대개 판정 기준을 결과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만드는 값이 무엇인지 찾아 거기에 기준을 두면 예외가 사라진다.
화면은 총량이 정해진 자원이다
템포 숫자를 크게 키웠더니 옆에 있던 버튼의 글자가 두 줄로 꺾였다. 한 줄에서 공간을 나눠 갖는 사이라, 한쪽이 커진 만큼 다른 쪽이 좁아진 것이다.
키우려던 쪽을 조금 양보하고, 버튼에는 글자를 꺾지 말라고 지정해 두 줄이 되는 것 자체를 막았다.
배운 건 태도에 가깝다. 무언가를 키우자는 요청은 항상 무언가를 줄이자는 요청과 한 쌍이다. 키우고 싶은 것만 보고 정하면 옆에서 티 안 나게 망가진다. 크기를 조정할 때는 그 줄에서 같이 공간을 쓰는 것들을 한 번에 놓고 봐야 한다.
같은 것을 두 곳에서 정할 수 있으면 모순이 생긴다
원래는 한 박을 몇 개로 쪼갤지 고르는 설정이 따로 있었다. 나중에 박자표를 고르는 기능을 넣었는데, 박자표가 그 정보를 이미 담고 있다. 6/8을 고르면 한 박이 셋으로 쪼개지는 것이고, 4/4를 고르면 안 쪼개지는 것이다.
두 컨트롤을 다 두면 사용자가 6/8을 골라 놓고 쪼개기를 둘로 맞출 수 있다. 서로 안 맞는 조합이고, 그런 조합이 가능해진 순간 우리는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한다. 무시할지, 경고할지, 한쪽을 자동으로 바꿀지. 어느 쪽을 골라도 사용자에겐 이상하다.
쪼개기 설정을 지웠다. 그러자 하단이 박자표와 재생 버튼 둘로 줄었고, 안 맞는 조합을 처리할 일도 같이 사라졌다.
기능을 더할 때는 기존 것과 표현이 겹치는지 본다. 겹치는 채로 둘 다 남기면 모순된 상태를 만들 길을 열어 두는 것이고, 그 길을 막는 코드가 계속 따라붙는다. 지우는 쪽이 화면도 코드도 줄어든다.
요약
- 나누면 안 되는 단위는 배치 규칙으로 지키지 말고 구조로 묶는다. 형태가 규칙을 대신한다.
- 다만 보기 좋게 묶는 것과 순서를 지키는 것은 별개다. 구조를 바꿀 때 순서가 유지되는지 따로 확인한다.
- 조건문이 자꾸 늘면 판정 기준을 결과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를 만드는 값으로 기준을 옮기면 예외가 사라진다.
- 무언가를 키우자는 요청은 무언가를 줄이자는 요청과 한 쌍이다. 같은 공간을 쓰는 것들을 한 번에 놓고 정한다.
- 같은 정보를 두 곳에서 정할 수 있으면 사용자가 모순된 상태를 만들 수 있고, 그걸 막는 코드가 계속 따라붙는다. 표현이 겹치면 하나를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