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페스타 2026 참관 후기 2
언리얼 페스타 둘째 날. 첫날과 같은 질문(“개인·인디가 닿을 수 있는가”)을 들고 들은 세션들을 정리하고, 이틀 전체를 관통한 흐름으로 마무리한다.
패널 토크 — 인디 게임의 현재와 미래
AI가 많은 부분을 도와주니 일정한 품질의 게임이 대량으로 나오게 될 텐데, 사람들이 그것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은 AI 적응이 빠른 편이고, 유럽은 거부감이 꽤 큰 편이라고 했다.
인상 깊었던 건 인디의 정의였다. 예전에는 인디라고 하면 특정 분야나 스타일, 장르가 있었는데, AI가 발달한 지금은 그런 걸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의사결정 측면에서 나 혹은 팀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해야만 하는 걸 하느냐로 나누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환경적 제약은 있지만, 그 기준이 지금은 더 와닿았다.
언리얼 엔진 픽셀 스트리밍, 어디까지 가봤니
TA인 발제자가 지자체와 연계해 Google Antigravity로 SaaS를 만든 사례였다. 현장에서 xgrids 3DGS 장비로 3D 촬영을 하면 proxymesh와 3dmesh를 만들어주고, 거기에 라이팅과 그림자를 적용해 가상 로케이션 체험 서비스를 만든 것이었다.
개발자를 구해야 하나 했는데 AI가 다 만들어줬고, 자기는 코드를 보고 뭘 한 게 없이 “이거 하고 싶은데 해줘” 하면 알아서 다 해주더라는 이야기였다. 이 사람이 TA라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서 가능했을 것 같긴 하지만, 내가 작업하는 방식과 가장 비슷해서 좋았다. 그러면 나도 언리얼로 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 서버가 지금은 닫혔는지 돌아가지 않아 직접 체험은 못 해본 게 아쉬웠다.
언리얼 댄스 에디터 — 메타휴먼으로 K-Pop 댄스 제작하기
음악은 Suno, 이미지와 영상은 각각 대표적인 생성형 AI 서비스가 있는데 댄스 쪽은 없어서, 그걸 만들고 있는 회사의 이야기였다. 노래를 넣으면 리듬 같은 걸 분석해 마네킹이 춤을 추고, 부분 반복이나 편집(부분 재생성)도 되고, 그걸 메타휴먼에 입힐 수도 있었다. 삐걱거림이 적어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댄스도 저작권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 물어봤더니, 상업용으로 써도 상관없다고는 했다. 다만 생성된 춤이 이미 있는 아이돌의 안무 같은 것과 유사할 때의 분쟁까지는 아직 생각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전체적으로 프로토타입 느낌이고, 목업이나 프리비즈 정도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비용만 놓고 보면 차라리 사람에게 맡겨 뽑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작년에 언리얼을 처음 접했을 때 하고 싶었던 게 케이팝 데몬 헌터스 댄스 커버 영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무대와 연출을 혼자 해보고 싶었는데 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Mixamo뿐이라 하다 말았었다. 그런 걸 할 때 쓰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브(PLAVE) — 언리얼 엔진으로 확장하는 버추얼 아이돌의 세계
2023, 2024년에 나왔던 것에서 큰 기술적 변화는 없었고, CTO가 발표했다. 플레이브는 언리얼로 최종 결과물을 뽑는데(에셋 같은 건 마야를 쓴다고 했다), 예전 발표에서 그 결과물들이 재사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아이돌이다 보니 앨범이나 시즌이 끝나면 그 소품을 다시 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아스테룸이라는 자체 앱을 만들면서, 멤버들에게 예전 의상을 입혀보거나, 예전 방송·공연의 동선을 그대로 두고 옷만 다른 걸로 갈아입히거나, 공연에 쓰인 카메라 워킹 대신 사용자가 직접 카메라 워킹을 만들어 보는 것 등을 구현했다고 했다. 에셋이 재사용되는 걸 보니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그 앱이 구글 스토어와 앱 스토어에 올라가는데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앱 안에서 카메라 조작 같은 걸 구현한 것이라 신기했다. 앞서 본 픽셀 스트리밍과 비슷한 방식일까 싶었는데, 자세한 기술 설명은 없어서 알 수는 없었다. 예전 발표 때는 현장에서 빠르게 대응해야 해서 전부 블루프린트로 작업한다고 했는데, 이제 AI가 들어오면서 블루프린트를 전부 C++로 바꿨다고 했다.
이틀을 관통한 것
세션 면면을 놓고 보니 언리얼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이 그대로 확인됐다. 이건 게임 엔진이지만 게임 만들기 하나에 묶이지 않는 멀티 툴이라는 것. 이틀 동안 영화·애니메이션 프리비즈(케데헌)부터 게임, 버추얼 방송국(VV World), 버추얼 아이돌 앱(플레이브 아스테룸)까지 한 엔진이 서로 다른 판에서 쓰이는 걸 한자리에서 봤다. 게임 엔진이라는 이름표가 오히려 좁게 느껴졌다.
정리하고 보니 한 방향이 보였다. 비싸서 못 하던 게 무료가 되고(NarshaADK), 스튜디오에서만 하던 게 구독으로 풀리고(VV World), 코드를 몰라도 자연어로 만들어지는(픽셀 스트리밍 SaaS) 쪽으로 도구가 내려오고 있었다. 마커 모션 캡처처럼 마커리스로 대체되며 일반 사용자에겐 필요가 줄어드는 것도 있었지만, 큰 흐름은 개인·인디 쪽으로 문이 열리는 방향이었다.
특히 픽셀 스트리밍 세션에서 TA가 AI로 언리얼 SaaS를 통째로 만든 사례는, 내가 웹·앱에서 쓰던 방식(디렉팅과 AI 협업)이 언리얼에서도 통한다는 걸 눈으로 확인시켜 줬다. 우선순위는 여전히 웹·앱이지만, 언리얼이 더는 닿을 수 없는 곳은 아니라는 감각을 얻고 왔다.
- 다음에 할 일: 예전 5.6 프로젝트를 5.8로 열어보고, 열리면 NarshaADK와 언리얼 MCP를 붙여 자연어 개발을 한 번 실험해 본다.